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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제주다.... ( 3일차 )

by 무님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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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지금 제주여행 중이다. 2일차 한라산 백록담에 올랐다. 2일차의 기록은 아직 정리 중이라 3일차의 기록을 올려 본다. 10월 1일 추석 당일... 2일차의 한라산 등반은 다음날까지 굉장한 후유증을 남겼다. 온몸의 근육들이 놀라 아무것도 하지 말란다. 이럴 줄 알았다. 휴식같은 여행을 모토로 했으니 어디를 가야겠다는 계획이 없으니 부담은 없다.

그냥 쉬면 된다. 하지만 4박 5일의 여행에서 숙소를 2박씩 잡아서 다음 숙소로 이동을 해야하니 다시 짐은 꾸려야 하고 나는 엄마고 짐은 내 몫이고 그래서 온몸의 근육들의 아우성을 무릅쓰고 짐을 쌌다. 

 

 

1~2일차 숙소 모들스파펜션

 

 

아침 8시 잠이 깼다. 몸이 아픈건 아픈 거고 여기는 제주 바다가 보인다. 그러니 그 호사를 마음껏 느리고 싶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창가에서 잠시 멍을 때린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우리 같은 도시 촌놈들에게는 감사한 일이 아니던가~~~ ' 감사한 일이 당연한 여기 사람들이 부럽다. '

전날 사 놓은 김치와 참치를 넣고 김치찌개도 끓이고 통조림 밑반찬인 깻잎과 장조림, 김을 꺼내니 작은 아이가 아침부터 진수성찬이란다.  우리는 참고로 전날 무지 비싼 회도 먹었는데~~ 아이에겐 내 손맛이 진수성찬이다.

 

짐을 꾸려 퇴실을 했다. 다음 숙소 입실까지의 시간은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차로 이동 중 쇠소깍이 보인다. 

" 가~~ 볼까? "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하니 만차다. ' 귀찮구나~~ '  안 와봤던 곳도 아니고 그냥 돌아 나왔다. 하나로마트가 보여 부족한 식품들을 구입하고 숙소에서 가까운 카페를 검색해보니 놀랍다. 바로 5분 거리에 나름 유명한 카페들이 곳곳에 있다. 제주의 어느 카페가 좋지 않을까만은 카페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려는 곳의 카페마저도 다 좋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연은 특별하다. 그래서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카페 아뜰리에안

 

< 카페 아뜰이에안 >은 제주 올레길 7코스의 중간에 있다. 밤섬을 앞에 두고 있어 바다가 허허롭지 않게 느껴지는 곳이다. 1차로의 작은 찻길을 건너면 바로 앞은 바다가 있다. 그래서 카페 안에 앉아 보는 모든 풍경이 바다다.

글을 올리려 노트북을 꺼내 놓고 시선은 자꾸 바다다. 머리속엔 써야 할 말들을 정리하면서 손은 키보드를 치고 있으면서도 눈은 자꾸 바다로 향한다. 마음은 벌써 바다에 빠졌다.

 

 

카페 아뜰리에안

 

 

좋다.  이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여유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2시간이 좀 못되는 시간 자리에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본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마음은 시시각각 일렁이고 있다. 

행복하고 편안하고 설레고 ~~~~

그래도 일어나야 할 때가 되었으니 미련을 버린다. 더 좋을 다음 시간이 있으니까

5분 거리에 숙소로 이동했다. 사용 설명을 듣고 입실을 했는데 좋다... 좋아도 너무 좋다. 통창 넘어로는 밤섬이 보이고 부엌 쪽 창으로는 한라산이 보인다. 식탁 옆의 창으로는 제주의 밭과 집이 보인다. 투명한 유리 넘어 보이는 풍경 모두가 다르지만 하나 같이 감동을 담고 있었다. 만족도 최고다.

 

 

이곳은 < 펜션 티아일랜드 > 다. 코로나의 위험을 알면서도 떠나는 여행에서 숙소를 정할 때 신경을 안 쓸수가 없었다.

제주 여행을 떠날때면 대부분은 호텔을 잡았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은 외지고 독립적인 곳을 찾다가 정한 곳이었다. 많이 고민하고 결정했지만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깨끗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고 펜션 곳곳의 정원도 잘 가꾸어 놓았다. 짐을 풀고 산행의 피로로 가족들이 쇼파와 침대로 몸을 누였다. 나도 피곤하다. 하지만 어떻게 이 경치를 놓고 누울 수 있을까?

모두가 잠들고 나는 핸드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을 들고 나왔다. 까만 현무암의 돌담길도 걷고 바다옆 도로를 걸었다.

 

 

 

여기는 바다다. 제주 바다다. 어디 한곳 예쁘지 않은 곳이 없는 제주의 바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외부 사진을 좀 찍었다. 마음에 들었으니 기록을 남기는 것도 괜찮다 싶다. 

 

 

펜션 티아일랜드

 

걷다가 들어오니 가족들이 모두 일어나 있다. 

저녘 먹거리가 걱정이다. 딴딴하게 올라 온 다리의 알 때문에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녁은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다행히도 펜션 옆에는 < 느린 제주 >라는 맥주펍이 있었다. 까만 밤 환한 전구로 멋을 내고 있는 펍은 분위기가 좋다.

이 곳에선 수제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이탈리안 음식도 함께 팔고 있어 간단한 저녁도 먹을 수 있었다. 맥주의 맛은 손색없이 맛있고 음식들도 제법 맛있었다.

 

 

 

 

외국에 나가 마시게 되는 맥주집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도 제법 많아 자리가 풀로 차고도 찾아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이 많아지면 코로나가 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나마 이곳에는 자리를 넓게 배치해 놓기도 했고 창문을 모두 오픈해 놓아 외부 공기로 인해 안심이 되기도 했다.

즐거운 저녁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 좋아하던 술을 원없이 먹을 수가 없지만 한두 잔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술은 맛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로 마시는 것이고 취하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

3일차의 제주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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