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늘 같이 뛰어놀던 여자애가 있었다.
골목을 달릴 때도, 비 오는 날 우산을 나눌 때도,
그녀는 친구였따.
늘 까르르 웃고, 화나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고,
좋아하는 걸 숨기지 못하던 그런 친구.
그런데 세월이 지나,
고등학교 마지막 겨울쯤, 문득 그녀가 웃는 얼굴을 보고
심장이 어설프게 쿵, 학 내려앉았다.
‘이런 표정이 있었나?’
항상 봐온 얼굴인데 왜 이렇게 낯설었는지.
그때부터였다.
친구로만 보더 아이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건.
결국, 그는 다른 대학을 갈 수도 있었지만,
몰래 원서를 같은 대학으로 썼다.
“타이 다니면 재밌겠다.”, 그 핑계 하나로.
그렇게 다시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거리를 걷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가 그걸 모른다는 거였다.
자꾸만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 얘기를 하면서 수줍게 웃으며 그에게 털어놓는 거였다.
“선배가 너무 멋있는 거 있지?”
“어떡하지, 나 이번엔 진짜 진심 같아.”
그럴 때마다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부서지는 것 같았다.
아프면서도, 드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기대고 싶을 때, 곁에 있어주고 싶었으니까.
“괜찮아. 천천히 해,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야.”
그렇게 토닥여주면서도, 속으로는 조용히 기도했다.
‘언젠가는 네가 내 마음을 봐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친구인 채로라도 곁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것도 바라고 있었다.
사랑은 욕심인데,
진짜 사랑은 그 욕심마저 조심스럽게 삼키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웃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다 알고 있으면서,
말할 수 없는 이름으로 그녀를 부르면서.
“야, 배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척,
한 발짝 뒤에서,
조용히 같은 길을 걷는다.
'AI와 친해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번째 후궁, 황후가 되다〉 네이버 시리즈 독점 연재 중! (1) | 2025.06.05 |
---|---|
7. 가장 소중한 것들을 한꺼번에 사랑할 때 (0) | 2025.05.27 |
챗 gpt 어디까지 써 봤니? (1) | 2025.05.15 |
5. 서로를 향하지만, 절대 닿지 않는 마음들 (0) | 2025.05.06 |
4. 조용한 방, 조용한 마음 (0) | 2025.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