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는 백양사는 노령산맥 끝자락에 호남평야를 마주하고 솟아 오른 백암산(741m)에 위치하고 있다.조선왕조의 정치적 설계자인 정도전은 ‘이 산만은 장성 북쪽 30리에 있는데 이름을 白巖이라 하고, 혹은 암석이 모두 흰색이라서 그렇게 부른다고도 한다. 석벽이 깎아지른 듯 험하고 산봉우리가 중첩하여 그 맑고 기이하며 큰 모습이 실로 한 곳의 명승지가 될 만하다.’고 하였다. 백양사는 백암산 백학봉 아래 상왕봉, 사자봉, 금강봉, 월영봉, 수령봉 등 여러 봉우리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조선초 백양사에 주석하였으며 선종판사였던 晦堂 中皓는 백암사의 사세에 대하여 ‘우뚝한 산 빛은 항상 푸르게 솟아 있고 청정한 시냇물 낮에도 햇빛을 머금었네.’라고 하였다. 우암 송시열의 후손이자 애국지사인 宋秉璿(1836-1905)은 백암산이 ‘奇麗幽壯 爲南國名山’이라고 하였다. 薝園 鄭寅普(1893-?)는 ‘백양사는 본해 기인한 승경을 독차지하고 있는데다가 건물과 구조가 그윽하고 아담하기 산수와 걸맞다.’고 하였다.
백양사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가을 단풍은 내장사와 백양사를 논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백양사의 겨울 또한 아름답기로는 가을 못지 않다. 주차장에 차를 새우고 일주문을 향해 걷는다. 일주문 산책로는 가을이면 단풍으로 사람들이 벅적이곤 하지만 겨울 일주문 산책로는 고요하기만 하다
겨울 눈이라도 내리면 일주문 산책로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 위에 하얀 옷을 입는다. 곧게 뻗은 길은 순백의 길이 되어걷기마저 미안해지지만 그래도 그 길위를 걷고 있노라면 세상 행복이 여기에 있는거 같다.
일주문 산책길을 지나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작은 연못이 나온다. 연못 위로는 쌍계루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볼수 있다. 쌍계루는 쌍계루는 1351년 각진국사가 처음으로 창건하였다.이때 누각 명칭은 “橋樓”라 하였으나, 이후 1370년 청수스님이 중창하면서 圃隱 鄭夢周에게 기문을 부탁하여 ‘두 계곡이 만나는 곳에 있는 누각’이라는 의미로 “雙溪樓”라 하였다. 쌍계루는 조선 전 시기에 걸쳐 백암산 내 명소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유·불교를 막론하고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짓거나 글을 남겼다. 쌍계루 내 현판에 적힌 많은 시문들은 조선시대 이 누각의 명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특히 쌍계루에 관하여 포은 정몽주 이외에도 목은 이색, 삼봉 정도전이 기문을 남겼으며, 면앙정 송순, 노사 기정진, 최익현, 서옹스님 등이 남긴 시문이 현판으로 전하였다. 쌍계루는 여러 차례에 걸친 사찰 중건 시 중수를 거듭하였으며, 1950년 6·25 전쟁으로 백양사가 피해를 입었을 때 함께 소실되었다. 현재의 쌍계루는 1986년에 건립된 것이다.
쌍계루는 백양사의 가장 대표적인 명소다.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사계절의 모습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담고 싶어하는 절경이 펼쳐지는 장소다. 쌍계루를 지나 조금 걸으면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이 표지판이 나온다. 백양사에서 약사암까지는 1.5km정도로 약 1시간 정도 걸으면 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만만한 준비로 오르기에 매우 가파른 산길이다. 백양사에서 700m정도는 순한 산길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가파른 산길이 계속이어진다. 또한 산길도 험하여 산행준비를 제대로 하고 올라야 한다.
하지만 약사암에 올라서면 짧은 시간의 고단함이 금새 사라지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약사암은 약사암은 물외암, 영천암과 함께 백학봉 아래에 입지하고 있다.이 암자는 세 암자 중 중앙에 입지하며, 남서쪽 전방으로는 백양사 계곡이 한 눈에 조망된다. 문헌상 약사암은 물외암과 비슷한 시기에 운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는데, 특히 반계 유형원이 편찬한 東國輿地志 ‘약사암’ 항목에 그 북쪽에 물외암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약사암의 사명은 주로 조선후기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사암에서 백양사로 내려가는 길은 왔던길을 되돌아가면 된다. 백양사로 내려와 잠시 쉬는 마음으로 절집을 둘러보고 다시 봐도 아깝지 않을 쌍계루에 모습도 사진에 담아보며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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