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5코스는 길의 대부분이 해안으로 이어져, 그리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총 길이는 13.4km로 4~5시간 정도 되며 순한 길이다. 걷기의 시작은 남원포구에서 시작한다. 남원포구에서 30분 남짓 걷다 보면 울창한 숲과 향기 짙은 돈나무 꽃, 기암절벽과 동굴을 차례로 만날 수 있는 큰엉길을 만난 게 된다.
큰엉은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의 해안 경승지로, 남원해안경승지라고도 한다. ‘큰엉’이란 제주도 사투리로 ‘큰 언덕’이라는 뜻인데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바다를 집어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는 높이 15~20m에 이르는 검은 용암 덩어리의 해안 기암절벽이 마치 성을 쌓은 듯 펼쳐져 있고, 거대한 해안동굴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다. 큰엉에 서면 탁 트인 짙푸른 바다와 거대한 절벽에 힘차게 내달아 부딪히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큰엉 해안길은 절벽 위로 만들어져 있으며 바다와 어울러져 아름답기가 제주에서도 손에 꼽히는 길이다. 이 길을 걸을 때는 발걸음조차 박자를 놓칠 만큼 경치에 시선을 자꾸 빼앗기에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해안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제주 국립수산과학원을 보이게 된다. 여기서부터 동백나무군락지를 지나는 2.7km구간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길도 잘 닦여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을 지나면 위미리로 들어서는데 이곳으로 바다를 보면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위미리의 동백나무 군락지는 길을 따라 키가 훌쩍 큰 동백나무로 울타리를 두른 마을 풍경이 동백꽃이 피는 계절에는 더욱 멋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지나면 다시 바닷길을 걷게 된다. 찔레꽃과 메꽃, 해당화가 흐드러진 해안 길을 지나면 주민들과 올레군들의 쉼터라 할 수 있는 넙빌레에 닿는다.
넙빌레물은 넓은 ‘빌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는데, 빌레는 제주도에서 용암[류]이 흐르면서 비교적 평평하게 쌓인 지형을 이르는 용어이다. 따라서 넙빌레물은 “넓고 평평하게 쌓인 용암 암반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의 서쪽 해안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로서, 위미1리 주민들이 여름철 물놀이 때 자주 이용하던 용천수이다.
넙빌레물에서 종착지인 쇠소깍까지는 1시간이 남짓 걸린다. 망장포를 지나 동백나무와 부채선인장 군락을 지나면 미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의 비경이 펼쳐진다. 쇠소깍은 울창한 난대림 사이로 비밀스럽게 흐르는 쇠소깍은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하고 수온도 높다. 쇠소깍까지 이르면 5코스의 걷기가 끝난다.
쇠소깍은 제주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로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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