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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님의 여행 이야기

산과 바다와 도심을 걷는 길 < 제주 올레 17코스 >

by 무님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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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7코스는 중산간지대를 지나 바닷길 지나 도심을 지나는 색다른 경험이 될 올레길이다. 무수천을 따라 숲길, 무수천과 바다가 만나는 물길을 지나 공항이 있는 제주시 도심으로 들어선다. 제주시내와 인접한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외도의 월대와 내도의 알작지 해안을 만난다. 청보리 길과 이호테우해변과 한가로운 마을을 걸으면 어느새 발길은 제주의 머리라는 도두봉에 오른다. 심심한 해안도로를 걷고 난 후 만나는 용두암과 용연다리도 볼거리다. 무근성과 목관아지를 지나 제주 시내를 통과하는 길은 제주 사람들이 과거에 살아온 모습과 지금 살아가는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총거리는 18.1km이고 소요시간은 6~7시간 정도 소요되면 걷기에 순하다.

 

 

무수천       과       외도월대

 

걷기의 시작은 무수천이다. 무수천은 복잡한 인간사의 근심을 없애준다는 이름의 내이다. 때로는 물이 없는 건천이어서 무수천(無水川)이라거나, 지류가 수없이 많다고 하여 무수천(無數川)이라고도 쓴다. 한라산 장구목 서복 계곡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25km를 흘러 외도동 앞바다까지 이어진다. 수량이 풍부해 제주시의 주요 수원으로 이용된다. 기암절벽과 작은 폭포, 맑은 호수가 절경을 이루고 해골 바위 등 기묘한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무수천을 따라 30분 정도를 걸으면 외도 월대를 만나게 된다. 외도 월대는 도근천 하류에 있는 누대이다. 예부터 밝은 달이 뜰 때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아름다워 달그림자를 구경하던 곳이었는데, 수백 년 된 팽나무와 소나무가 휘늘어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은어가 많아 은어 낚시로도 유명하다. 도근천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조공물을 실어 날랐다 하여 ‘조공천’이라고도 부른다.

 

 

내도바당길      과      이호테우해수욕장

 

외도 월대를 좀 더 걸어 내려가면 외도 포구다. 여기서부터는 바닷길의 시작이다. 이 바닷길의 이름을 내도 바당길이라고 하는데 바닷가 뚝길에는 글과 그림을 예쁘게 채색하여 걷는 길 보는 재미를 주었다. 내도 바당길을 지나면 이호테우 해수욕장이다.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제주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다. 검은색을 띠는 모래와 자갈로 덮여 있으며, 뒤편에는 소나무숲이 형성되어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교통이 편리하고 제주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어 밤 정취를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이호테우 해수욕장의 말 모양의 빨간색 등대와 하얀색 등대는 사진 스폿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계속 걸으면 한쪽으로는 바다가 한쪽으로는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길이 도두동이다.

 

 

도두봉 정상      과      어영소공원길

 

도두동길을 지나면  도심이다. 도두동길을 걷다가 도두항을 지나며 도두봉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도두봉은 높이 65.3m의 소규모 오름으로 도두 마을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오름의 꼭대기에 올라서 보는 풍경은 인상적이며 마을 이름이 정립될 때까지 도원봉이라 불렸다. 도두봉의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한라산도 보이고 도두항의 바다도 보인다. 작은 언덕 정도의 오름을 공원으로 만들어 두었다. 도두봉을 내려와 잠시 걸으면 제주시다. 제주시의 용담해안도로가 올레다. 도심 속의 바닷길을 따라 공원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곳이 어영소공원이다.

 

 

용두암       과       용연

 

어영소공원을 따라 걸으면 용두암을 지나게 된다. 용두암은 용이 머리를 쳐들고 있는 모양의 바위라고 하여 용머리바위라 부른다. 용암이 위로 뿜어 올라가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용왕의 심부름꾼이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 몸은 바다에 잠기고, 머리만 물 위에서 바위로 굳어버렸다는 내용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용두암을 지나면 용연이 나오는데 야경의 명소인 용연구름다리를 건너면 계곡에 연못처럼 물이 고인 용연이다. 예부터 용이 사는 연못이라 하여 용연이라 불렀고, 용은 비를 몰고 오는 영물인지라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경치가 뛰어나 조선시대 지방관들이 밤중에 배를 띄우고 주연을 열어 풍류를 즐기곤 했다.

 

다리를 지나오면 관덕정이 나온다. 관덕정분식이 올레 17코스의 종착지가 된다. 17코스는 다른 올레에 비해 어수선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제주시를 들어서면 올레꾼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아 북적이지만 그만큼 다른 매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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