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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님의 여행 이야기

수선화가 핀 언덕에서 인생사진을 < 서산 유기방가옥 여행 >

by 무님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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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봄꽃 하면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동백꽃과 매화, 벚꽃 정도를 떠올렸다.

몇 년 새 풍경을 상품화하는 경관 농업이 관심을 끌고 

대규모 유채꽃 단지와 청보리밭, 매실 농장 등이 인기 관광지가 되면서 봄빛이 다양해졌다.

수선화의 아름다움도 재발견됐다.

특히 서산 유기방가옥(충남민속문화재 23호)은

고즈넉한 한옥과 노란 수선화를 가득 심은 언덕이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수선화의 영어 이름은 나르시서스(narcissus)다.

자연스레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미소년 나르키소스가 떠오른다.

호수에 비친 자신과 사랑에 빠져 목숨을 잃은

나르키소스가 꽃으로 피어난 것이 바로 수선화다.

수많은 요정의 마음을 흔든 소년을 닮아 수선화는

영롱한 빛깔과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언뜻 이국의 꽃으로 느껴지지만,

옛 선비들의 문인화에서도 수선화를 흔히 만난다.

 

 

 

서산 유기방가옥

 

 

유기방가옥은 1900년대 초에 지은 고택으로

서산 지역 전통 양반 가옥의 배치를 그대로 따른다.

누각형 대문에 여미헌(餘美軒)이라는 현판이 걸렸는데,

이 지역이 운산면 여미리에 속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부엌과 방, 대청, 건넌방으로 이어지는 ‘一 자형’

안채가 양반가다운 규모를 드러낸다.

예전에 안채 앞으로 중문채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헐어낸 상태다.

 

 

 

 

 

유기방가옥은 2018년에 방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도 알려졌다.

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 이정문의 집으로 등장했는데,

꼿꼿하고 거침없는 집주인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으로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한옥 체험을 운영해, 전화로 예약하면

안채와 사랑채 등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고택에서 나와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수령 350년에 가까운 비자나무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1675년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은 나무라고 한다.

지금도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듯 잎마다 윤기가 흐른다.

높이 20m에 둘레도 240cm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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