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눈이 보고 싶어 진다. 도시의 겨울은 바람뿐인지라 눈이 소복이 쌓인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이 일렁이곤 한다. 이럴 때 생각나는 곳이 태백이다. 하늘 아래서 부는 첫 바람을 맞이하는 곳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사계절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풍경을 자랑하지만 눈이 끝없이 쌓이는 겨울이야 말로 진정한 멋을 자랑한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해발 1,222m에 이르는 매봉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을 이루는 매봉산의 특성상 이곳 바람의 언덕은 이름 그대로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만큼 바람이 배우 거세게 분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봄은 농사 준비로 분주하다. 바람의 언덕 넓은 평야는 고랭지 배추를 키우는 곳이다. 봄이 되면 흙을 일구고 비료를 곳곳에 던져 둔 모습 인상적이다. 여름이면 하늘 아래서 부는 첫 바람답게 상쾌하고 신선하게 바람을 만들어 최고의 피서지가 되어 준다. 가을은 겨울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하며 그리하여 겨울의 눈 덮인 설경을 더욱 멋들어지게 만들어 낸다.
요즘에 매봉산의 바람의 언덕이 거제의 바람의 언덕보다 유명해진 이유는 밤하늘이 한몫했다. 넓은 밭 위로 어둠이 내려 앉은면 그야말로 칠흑 같은 밤이 된다. 그 칠흑 같은 밤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무수히도 보던 밤하늘이 태어나 처음 보는 밤하늘인 것처럼 느껴지는 건 도심에 살면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그곳의 밤하늘에 펼쳐져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처음 그 하늘을 보왔을 때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던 것 같다. 그 무한의 감동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음을 지금도 새삼 느낀다.
사실 바람의 언덕은 태백 지역의 떠오르는 관광명소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는 매봉산자락을 따라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일부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기운차게 뻗은 산등성이를 따라 푸른 배추밭이 펼쳐지고, 그 위로는 그림처럼 맑은 하얀 풍력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담아내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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