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건 어느 늦봄이었다.
오빠가 “잠깐 들렀다 간다”는 말과 함게 집에 데려온 친구.
키가 크고 말 수가 적은 남자였고,
그날 그는 현관에 들어서며 무심히 말했다.
“아, 이거 떨어뜨린 것 같아서.”
작은 꽃다발 한.
라넌큘러스와 초록잎이 섞인,
따뜻하고 예쁜 조함.
그 꽃은
그녀가 꽃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홀린 거였다.
그때부터 여자애는 자주, 꽃을 들고 다녔다.
그리고 그 오빠 친구는
자주, 몰래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안다.
그 꽃이 누구를 향한 건지.
그 눈비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그 손끝이 떨릴 때,
왜 그 손이 아무리 뻗어도 닿지 못하는지도.
그는, 오빠의 친구일 뿐이니까.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작은 사랑에 너무도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매번, 무심한 척 웃었고
때로는 오빠에게 그녀 이야기를 들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녀가 다른 사람을 보며 웃는 걸 보는 게
왜 일허게 아플까-
그 생각만 맴돌았다.
어느 날,
그녀는 망설이다가 꽃집 문을 열지 않고 돌아섰다.
손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눈빛도 흔들렸다.
그 순간,
오빠의 친구는 처음으로 마음속에서 무언가 밀어 올렸다.
가슴 한가운데서, 조용히.
마치 말라가던 꽃 한 송이가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그날 밤 그는 메모 한 장을 써서
그녀의 문틈에 살짝 밀어 넣었다.
“꽃은 네가 들고 있을 때 제일 예뻤어.
그 사람이 아니라,
너 말이야.”
그 메모는
다음날 쓰레기통에 있을 수도 있고,
책상 서랍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어쩌면 영영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겐 상관없었다.
그도, 누군가를 사랑했던 사람이었으니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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