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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205화.
두 사람은 우연히 룸메이트가 됐다.
대학교 1학년 봄, 새벽까지 이어지는 수다에
세상이 덜 무섭게 느껴지던 시절.
그는 알아챘다. 동기가 오빠를 바라보는 눈빛을.
그게 그 사람인까-
조용하고 따뜻하고, 누구보다 진심이 깊은 사람.
그러다 어느날, 창밖에 봄비가 내리고,
그가 침대 끝에 앉아 형 얘기를 하다가 조금 울었을 때-
그 순간부터였다.
자신도 모르게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그의 뒷모습,
그가 샤워하고 나와서 수건으로 머리를 털 때의 모습,
자다 깨서 중얼중얼 말할 때의 목소리-
모든 게 마음에 스며들었다. 물들었다는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다른 사랑으로 아파하고 있었고,
자기는, 그 아픔을 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사랑 대신 온기를 건넸다.
감기 걸렸을 땐 말 없이 약을 놔두고,
밤새 울다 지친 눈으로 돌아왔을 땐,
아무 말 없이 등을 토닥여줬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거리, 그러니까 더 아픈 거리
졸업을 앞둔 마지막 날,
짐을 싸며 그는 작은 쪽지 하나를 침대 틈에 남겼다.
“너의 사랑을 사랑했어.
그리고 그 사라을을 안고 있는 너를, 더 사랑했어.”
그 쪽지는 아마도
버려졌을지도 모르고, 어디론가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 한 줄로 충분했다.
그 사람 곁에 있는 모든 계절을,
하나도 후회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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