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와서 갈 곳이 생각 안 나면 바다가 답이다.
어느 바다 한곳 멋있지 않은 곳이 제주다. 그래서 함덕해수욕장 옆 또다시 예쁜 바다 김녕해수욕장으로 갔다. 김녕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하얗고 작은 해변이 물놀이하기에 좋다. 바닷가에서 보이는 풍력기의 모습도 좋고 옆으로 있는 캠핑장의 텐트가 옹기종기 분위기를 만든다.
연휴 관광철치고는 사람도 많지가 않다. 뭐 여기보다 갈만 한 곳이 많은 제주라 아침부터 이곳에 와 있을 이유도 없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샌들로 갈아 신고 바다로 들어가 본다. 밀려오는 파도가 제법 기세가 좋지만 옷이 젖지 않을 만큼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속까지 보이는 바다가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모래가 마음을 간질여 온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왜 유독 제주의 바다는 설레임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함께여도 좋고 혼자여도 좋고 비가 와도 좋고 추운 겨울바다도 좋다 날 좋은 날은 바다는 더 좋다. 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마음까지 사르르 녹아버리고 생각지도 않았던 추억들이 밀려오고 그리운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제주에 바다는 사람을 마음을 말랑하게 만든다. 그 말랑함이 행복한 사람처럼 느끼게 한다.
잡아놓은 숙소를 가까하니 그래도 시간이 좀 남는다. 오늘은 부지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일찍 시작한 여행이 어쩔 수 없이 부지런히 만든다. 펜션을 들어가는 길... 섭지코지로 가기로 했다. 성산을 갈까 했지만 우리의 여행은 휴식이므로 무리하지 않게 산책코스로 정했다. 정말 산책하듯 살짝 걷기로 했다.
예전에도 많이 왔던 곳이지만 새삼 바람이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볼거리가 많이 있지는 않아 북적이는 관광지는 않이지만 걸으며 보는 바다가 좋고 넓은 시야 속 야생화들이 예쁘다.
섭지코지를 둘러 보다가 새로운 곳을 발견했다. 지난 제주 여행이 3년 전이었던 것 같다. 그 3년 사이에 생긴 것이지 섭지코지 등대에서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을 찍는 곳이 보였다. 바다가 낮은 언덕 위에 모던한 건물이 낮게 않아 있고 그 옆으로 동그란 흰원 안으로 그네가 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아~~ 여기라면 인싸들이 사진을 찍는 곳이구나. '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가잖다. 좀 더 걸어야 하는데 햇빛은 뜨겁기만 한데 가고는 싶다. 아이가 말하니 명분도 있다. 가자~~~
10여분을 더 걸어 도착하니 건물의 이름은 < 민트 >다. 또 나만 몰랐지 유명한 곳이다. 우선 우리도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동그란 원안으로 성산일출봉이 자리를 했다. 그래서 유명한가 보다.
사진을 찍고 보니 ' 잘 왔구나' 싶다. 사진을 찍고 보니 정말 그럴사한 곳이다. 여기는 사진 스폿이 분명하다.
다시 주차장까지 가는 길이 길다. 햇볕이 뜨거워 길고 배가 고프니 더 길다 그나마 경치가 좋으니 참으며 참으며 걷는다. 올 때의 경치보다 한번 본 곳이라고 덜 설레어 경치가 덜 예쁘게 느껴지지만 길가 옆의 들풀이 들꽃이 고개를 숙이면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오를 때는 앞만 보느라 못 봤던 예쁜 들꽃들이 가는 길에 고개를 숙이니 예쁨을 보여 준다. ' 나는 너무 앞만 보고 사는구나.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옆도 보며 살아야 하는데~ '
숙소를 들어가는 길 배가 너무 고프다. 표선에 자리한 펜션으로 들어가기전 횟집을 들러 밥을 먹고 들어갈까 했더니 브레이크 타임이란다. 그래서 그 옆에 자리한 칼국수 집으로 들어갔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다. 내부도 깨끗하고 젊은 부부가 하는 곳 같다. " 보말칼국수 2개 하고요.. 보말죽 하나, 돈가스 하나요 "
시장이 반찬이라고 왠만하면 맛있을 것 같았다. 제주에 와서 전복죽은 먹었어도 보말죽은 처음이다.
어~~~ 근데 맛있다. 신랑에게 물으니 보말죽도 맛있단다. 작은 아이에게 물으니 돈가스도 맛있단다.
굉장히 특별하진 않는데 맛이 있다. 그래서 먹다말고 급하게 사진을 찍었다. 지금 생각해도 음식점 이름도 기억에 없는데
이틀째인 오늘 먹은 막국수집의 메밀칼국수 먹던 큰 아이가 그런다.
" 엄마~~ 어제 그게 내 입맛이네.. 어제가 맛있었네~~ "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횟집으로 나갔다. 저녁 첫 만찬을 위해 폭풍 검색..... 했지만 선택의 폭이 없다. 많은 음식점이 없으니 개중 리뷰가 좋은 곳을 선택했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꽤 괜찮았다. 엄청나게 친절하신 사장님은 틈틈히 와서 없는 것도 챙겨주고 이런저런 얘기도 얘기도 해 주고 회의 맛은 바닷가니 보장은 되어 있고 곁들이 음식으로 나오는 것도 제법 정성스럽게 나왔다. 특히 매운탕과 나오는 김치는 사장님이 직접 담는 거라며 맛보시라 한번 더 권하신다.
1일 차 여행을 마친다.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은 불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에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더 반갑고 특별해진다. 앞으로 며칠 남은 여행에 시간에도 나는 특별한 만남을 기다려 본다. 설레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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