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12코스는 서귀포와 제주시를 잇는 코스로 들과 바다, 오름을 모두 볼 수 있는 코스다. 무릉 생태학교를 시작으로 용수포구까지 17.1km의 거리로 소요시간은 5~6시간 걸린다. 12코스는 처음에서 중간부터까지는 산과 들을 지나고 나머지는 바닷길을 걷게 된다. 처음의 시작은 좀 힘들 수 있으나 수월봉을 시작으로 환상적인 경관이 펼쳐지게 된다.
걷기의 시작은 외갓집 맞은편에서 길에서 시작하는데 작은 언덕, 왕개동산에서 4.3항쟁 때 마을 청년이 다섯 명이나 희생되었다고 한다. 10여 년 뒤 마을 청년조직에서 이 언덕을 사서 기념하다가 나중에는 마을에 기증해 마을에서 관리하게 되었단다.
무릉리에서 시작하는 길은 바늘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과 교회, 수생식물의 낙원이 연못과 둑길과 정자 등을 지나 녹남봉으로 길이 이어진다. 녹남봉을 내려오면 마을을 지나 산경 도예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중간 스탬프를 찍어야 하므로 그냥 지나가면 안 된다. 산경 도예는 폐교된 학교를 활용하여 도자기를 만들고 판매하며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산경 도예를 나와 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닷길을 만나게 된다.
바닷길을 걷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신도 포구이다. 신도 포구에는 식당이 제법 있으므로 식사를 해결하기 좋다. 신도 포구를 지나 길부터는 걷기도 수월하고 신도 바닷가에는 용암이 만든 크고 작은 네 개의 도구리가 있다. 도구리는 나무나 돌의 속을 둥그렇게 파낸 돼지나 소의 먹이통. 신도바당 도구리에는 파도에 쓸려 온 물고기와 문어 등이 산다. 신도 포구길을 2시간 남짓 걸으면 수월봉을 만난다.
수월봉은 산체의 서반부가 연안조류와 해식 작용으로 깎여 서안 일대는 1.5 km의 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는 넓은 용암대지이며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는 6 각형의 수월정(水月亭)이 서 있다. 수월봉 입구를 지나 정상에 올라서면 정자가 있다. 정자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차귀도가 보이다. 수월봉 정상에서 내려가면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이 엉알길이다. 엉알길은 수월봉 아래 바다 쪽으로 깍아지른 절벽에 옆으로 있는 길이다. 엉알은 큰 바위, 낭떠러지 아래라는 뜻이다. 엉알에 형성된 화산쇄설암층은 약 18,000년 전 수성화산이 분출하여 생긴 응회환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엉알길 절벽은 수월봉 화산이 분출할 때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차곡차곡 쌓여 무늬를 이루고 있다. 엉알길은 아름다운 해변길로 차기도를 끼고 걷는 멋진 풍경을 가졌으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진지동굴이 있고 작은 주상절리도 있는 볼거리가 많은 코스이기도 하다.
엉알길을 지나면 자구내포구가 있다. 자구내 포구는 아름다운 섬 차귀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우측으로는 당산봉, 그 사이로 거대한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한 폭의 그림처럼 눈에 담기는 곳이다. 차귀도의 왼쪽으로는 수월봉이 보인다. 포구 길가에서는 바닷바람으로 말린 한치와 준치를 파는데 포구 길가에 줄을 매어 한치를 말리는 풍경이 이채로운 곳이다. 자구내 포구에서 30분 정도를 걸으면 당산봉이 있다. 당산봉은 원래 이름은 당오름이다. 옛날 당오름 산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이 있었는데 이 신을 사귀라고 했다고 한다. 이후 사귀가 와전되어 차귀가 되면서 차귀오름이라고도 불렸다. 당산에 올라서문 차귀도가 보이기도 하고 넓은 평야가 시야를 시원하게 한다.
당산봉을 내려오면 생이기정 바닷길을 만난다. 12코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길이기도 하다. 생이기정 바당길은 제주말로 생이는 새, 기정은 벼랑, 바당은 바다를 뜻한다. 생이기정 바당길은 새가 살고 있는 절벽 바닷길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울철새의 낙원으로 가마우지, 재갈매기, 갈매기 등이 떼 지어 산다.
여기서 종착지인 용수포구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종착지에 도착하기 전에 카페 차귀놀이 있는데 잠시 앉았다 가기 좋은 곳이다. 엔틱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으며 차값도 괜찮은 편이다. 카페를 지나 얼마 걷지 않으면 종착지인 용수포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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