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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님의 여행 이야기

부여의 이야기가 있는 길 < 부소산 길 >

by 무님 202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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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옛 도읍지 부여를 걷는 길, 백마강을 넘고 강변을 따라 걷는 걷다 보면 백제 사비시대의 도성인 부소산성과 만나게 된다.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시기(538~660) 왕궁 유적으로 부여 시가지의 북편에 위치한다. 시가지를 휘감아 도는 백마강을 굽어 보는 위치에 표고 106m인 부소산이 솟아 있다. 이 산의 능선과 계곡을 가로지르며 부소산성이 위치하고, 그 남쪽 기슭엔 사비시대의 백제 왕궁터인 관북리유적이 자리 잡고 있다. 부소산성은 1980년부터 본격적인 고고학적 조서가 진행되었다. 30년이 넘는 장기간의 계획적인 고고학적 조사 결과 대형 건물지 등의 왕궁의 주요 시설들과 정교 하게 판축된 토성이 확인되어 백제의 왕성 구조를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진(현재의 공주)은 본래 고구려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좋은 요충지였지만 지역 자체가 협소한 자연지리적 한계를 지니고 있어 한 나라의 수도로 부족한 면이 존재했다. 그래서 새로운 수도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웅진 남쪽의 사비(현재의 부여)가 주목되었다. 이후 성왕(재위 523~554)은 538년 사비 천도를 단행하였고, 백제는 새로운 수도 사비에서 123년간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사비시대의 백제는 남조 양나라와의 잦은 교류로 선진적인 문화가 유입되면서 재창조 과정을 거쳐 문화적 역량이 한껏 고조되었다. 백제가 오랜 세월동안 수용하며 발전시킨 문화적 역량은 사비도성 축조를 통해 발휘되었다. 이와 관련된 유적이 바로 왕궁지인 관북리유적, 평시에는 왕궁의 후원으로 전란 시에는 마지막 방어 거점 역할을 하였던 중요한 유적이다.​

 

부소산성 입구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였던 부여는 '느림'을 생각하며 한적하게 걷기 좋다. 걷기의 시작은 수북정 백마강 유람선의 출발지이며, 유유히 흐르는 강의 경치를 보기 좋은 곳이다. 수북정에서 백제교를 넘어 신동엽 시비에 이르는 길은 1.2km 새로 놓인 다리로 차량 통행이 이루어져 예전의 다리는 걸어 다니는 사람들 차지다. 다리를 건너며 보는 백마강의 모습은 차를 타고 지나던 풍경과는 다르다.

 

총 5.7km, 약 2시간이 소요

 

 

백마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작은 숲길이 있다. 신동엽 시비에서 구드래공원까지는 강을 따라 걷는  1.3km의 길이다. 강과 가깝게 걷고 싶다면 고수부지 잔디밭을 따라 걷는 길이 좋고, 강과 부여읍의 풍경을 함께 보고 싶다면 강변 포장도로를 걸으면 된다. 전라북도 장수의 뜬봉샘에서 시작한 금강은 부여의 백마강이 된다. 

 

 

신동엽 시비                                                    구드레 공원

 

 

구드래공원에서 부소산성까지 1.2km의 길을 지나면, 느림으로 걷는 길의 백미인 부소산성 길이 시작된다. 몇 갈래의 길이 있지만 추천 코스는 삼충사, 영일루, 태자천, 궁녀사를 거쳐 낙화암과 고린사까지 이어지는 2km의 길이다.

울창한 숲과 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금강을 볼 수 있어서 걷기에 좋은 길이다. 삼충사는 백제 말의 충신인 성충, 홍수, 계백의 충절을 기린 사당이며, 영일루는 계룡산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던 터에 자리 잡은 누각이다. 영일루에서 태자천과 궁녀사로 이어지는 태자골은 울창한 단풍나무 숲이다. 태자천에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낙화암과 고린사로 향하면 된다. 낙화암은 전쟁에 패한 백제의 삼천궁녀들이 몸을 던진 곳이다. 금강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 가장 슬픈 전설이 스며 있다. 

 

영일루                                                                  궁녀사                                                      낙화암

 

 

고린사는 금강에 바짝 붙어 있는 절집인데, 고란초가 자라는 절벽 아래가 유명하다. 백제의 왕들이 마셨다는 샘물이며, 한 모금 마시면 3년이 젊어진다고 전해진다.

 

수북정에서 시작하여 부소산의 고란사까지 걸은 뒤, 고란사선착장에서 수북정으로 배를 타고 되돌아가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우라면 부소산성을 먼저 걸은 뒤 배를 타고 수북정으로 가서 부소산성까지 걸어도 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소산까지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수북정에서 신동엽 시비를 거쳐 구드래공원까지 걷는 길은 그늘이 없으므로 한낮에 출발한다면 부소산성을 먼저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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