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님의 여행이야기 고창 선운사와 상하 농장을 소개합니다.
'선운사에 가 본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 말이에요... 눈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송창식의 <선운사>라는 노래다. 20대 때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때~~' 선운사는 동백꽃이 예쁜 곳이구나.' 가고 싶다. 요즘은 선운사하면 꽃무릇이 더 유명하지만 선운사의 시를 보면 모두 동백꽃이 등장한다. 제가 알고 있는 시 중에 최영미님의 <선운사에서>는 참 좋다.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숲은 절 입구 오른쪽 비탈에서부터 절 뒤쪽까지 5천여 평에 달하는 공간에 500∼600년 된 동백나무 3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에 꽃을 피우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지만 이곳의 동백숲은 보호림으로 지정돼 출입금지이며 아쉽게도 철조망 밖에서만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선운사로 가는 길의 꽃무릇도 좋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소중한 불교문화재들을 지니고 있는 선운사는 원래 동백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이곳의 아름다움은 꽃무릇이 피는 가을에 정점을 이룬다. 무더운 여름 끝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숲 곳곳에서 가을볕을 받아 동백만큼이나 붉은빛을 토해내는 꽃이 하나둘 피어난다.
꽃은 잎을, 잎은 꽃을 그리워한다는 꽃무릇.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한다는 것에서 비롯되었지만 선운사 꽃무릇에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온다. 아주 오래전, 선운사 스님을 짝사랑하던 여인이 상사병에 걸려 죽은 후 그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절집을 찾은 아리따운 처녀에 반한 젊은 스님이 짝사랑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 피를 토하고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고도 한다.
새색시의 녹의홍상을 연상시키듯 가녀린 연초록 꽃대 끝에서 붉게 피어오르는 꽃무릇. 그리움에 꽃잎 속내에 진한 멍이 든 걸까? 유난히 짙은 선홍빛을 발하는 꽃잎에서 왠지 모를 애틋함이 묻어난다. 작은 이파리 한 장 없이 껑충한 줄기 위에 빨간 꽃송이만 달랑 피워낸 모습도 독특하다. 화려한 왕관 모양을 연상시키는 꽃송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스카라를 곱게 발라 치켜올린 여인네의 긴 속눈썹을 닮았다. 한껏 치장한 그 모습은 누구라도 유혹할 만큼 요염하고 화려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외로움이 배어 있다. 외로운 이들끼리 서로를 달래주려는 듯 무리 지어 피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고창은 축제도 많고 가볼만한 곳도 많다. 그 중에 봄에 열리는 청보리밭 축제와 이른 가을에 복분자와 수박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규모가 꽤 큰 축제다. 필자도 복분자가 열릴 때쯤엔 고창으로 내려가 선운사도 가고 복분자도 구매하곤 한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된 곳인 상하 농원은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상하 농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특히 어린 아이가 있다면 더욱 가볼만한 곳인 것 같다. 숙박시설과 체험공방, 자체 생산한 물건들을 파는 마켓~~ 필자는 이곳에서 머물지는 않았지만 마켓에 들러 물건을 구매했다. 농원의 바로 앞에 마켓을 만들어 놓아서 농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였다.
다음에 고창여행때에는 이곳에 있는 파머스 빌리지에서 머물러 보고 싶다. 귀농을 꿈꾸는 필자에게 이곳만큼 좋은 모델이 없는 듯했다. 할 수만 있다면 기회만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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