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님의 여행이야기 <동구릉 3편>을 소개합니다.
동구릉 3편에서는 선조와 그의 비인 인목왕후와의 의인왕후가 잠든 <목릉>을 소개하려 한다. 동구릉의 입구를 들어서면 홍살문이 보인다. 홍살문은 신성 구역임을 표시하기 위해 세 워둔 문으로 왕릉을 들어서는 초입에는 홍살문이 세워져 있다. 현릉에서 건원릉으로 향하는 길 사이 산속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건원릉 바로 옆의 작은 산길이라 슬쩍 보면 넘길 수 있는 그 길이 목릉으로 오르는 길이다.
<목릉>은 조선 14대 선조와 첫 번째 왕비 의인왕후 박씨와 두 번째 왕비 인목왕후 김씨의 능이다. 목릉은 같은 능역 안에 각각 다른 언덕에 능침을 조서한 동원이강릉의 형식으로 정자각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 언덕이 선조, 가운데 언덕이 인의 왕후, 오른쪽 언덕이 인목왕후의 능이다.
홍살문을 지나면 향로와 어로가 나온다. 어로 옆으로는 <판위>가 있다. 판위는 왕이 능역에 들어서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하는 공간을 말한다. 목릉은 처음 선조의 첫 번째 왕비인 의인왕후 박씨가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인 1600년에 세상을 떠나자 현재의 자리에 유릉이라는 능호로 조성되었다. 이후 선종가 1608년에 세상을 떠나자 건원릉 서쪽 산줄기에 목릉이라는 능호로 조성하였다가 물기가 차고 터가 좋지 않다는 상소에 따라 현 위치로 옮기고 의인왕후의 유릉과 합하여 목릉이라 하였다.
<인목왕후 김씨>는 선조의 두 번째 왕비로 선조의 첫 번째 왕비가 세상을 떠나자 2년 뒤인 1602년 선조 35년에 두 번째 왕비로 책봉되었다. 인목대비의 아들 영창대군은 광해군 즉위 후 계축옥사로 처형당했으며 인목왕후 또한 경운궁에 유폐되었으나 인조반정이 성공하자 다시 대왕대비에 올랐다. 그리고 1632년 인조 10년에 인경궁 흠명전에서 48세로 세상을 떠났다.
<선조 이균>는 중종의 아들인 덕흥대원군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행동이 바르고 용모가 빼어나 명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명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인순왕후의 명으로 경복궁 근전정에서 왕위에 올랐다. 즉위 초 기성 세력의 힘을 억제하고 이황, 이이 등의 인재를 등용하여 바른 정치에 힘썼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일어나 두 차례에 걸친 7년 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전 국토가 황폐화되었다. 선조는 전후 복구 작업에 힘을 기울였으나 거듭 된 흉년과 정치의 불안정으로 인해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 후 1608년에 경운궁 석어당에서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의인왕후 박씨>는 1569년 선조 2년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성품이 온화하였으며 자애로운 면모를 지녔으며 슬하에 자식이 없어 후궁 공빈 김씨의 소생인 광해군을 남달리 총애하여 친아들처럼 대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광해군과 피난길에 오르기도 하였으나 임진왜란이 종결된 후 1600년 선조 33년에 황화방 별궁에서 46세로 세상을 떠났다. 임진왜란 이후에 첫 번째 국장이었으나 전쟁 이후의 수습상황이어서 어려움을 겪다가 세상을 떠난 지 7개월이 지난 1600년 음력 12월 22일에 장사하면서 겨우 국장을 종료하였다.
목릉을 내려 오는 길 총명했던 선조의 어린 날을 그려 본다.
어느 날 명종은 여러 왕손들을 궁중에서 가르칠 때 익선관을 벗어 왕손들에게 써보라 하였다.
"너희들의 머리가 큰가 작은 가를 알려고 한다."명종은 이렇게 말하여 여러 왕손들에게 익선관을 써보라 하였다.
다른 왕손들은 돌아가며 익선관을 써 보았으나 제일 나이가 어린 선조는 머리를 숙여 사양하였다.
"이것을 어찌 보통 사라밍 쓸 수 있겠습니까?"선조는 이렇게 아뢴 뒤 두 손으로 관을 바들어 어정에 도로 가져다 놓았다.
이렇게 영특하던 선조는 7년의 긴 전쟁속에서 역사에 아쉬움을 남긴다. 한 사람의 생을 평가하기 위해선 지금이 아닌 그 시대와 상황을 보아야 한다. 선조가 살아온 삶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음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왕이기 전 인간이었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니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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