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朴淳, 1523(중종 18)~1589(선조 22)]은 조선 초기의 문신·학자이다. 자는 화숙(和叔)이고, 호는 청하자(靑霞子)·사암(思菴)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본관은 충주(忠州)로서, 아버지는 한성부 좌윤을 지낸 우(祐, 1476~1547, 호는 六峰)이고, 어머니는 당악 김씨(棠岳 金氏)이다. 기묘명현(己卯名賢)으로서 문장가로도 알려진 박상(朴祥)은 그의 백부이다. 박순의 집안은 11대조부터 관직에 나아가 대대로 호서에 살다가 이후 광주(光州)·나주(羅州) 등으로 처향(妻鄕)을 따라 이주하면서 호남 사람이 되었다. 박순 역시 나주에서 태어났으나, 6세에 어머니를 잃고 이후 광주에서 서모에 의해 양육되었다.
18세에 진사가 되고 이후 개성부 유수였던 아버지의 임지에서 서경덕(徐敬德)에게 나아가 수학했다. 박순은 1553년 31세에 정시(庭試) 문과에 장원 급제하여 성균관전적·공조좌랑·홍문관수찬 등을 지냈다. 1561년 홍문관응교로 있으면서 임백령(林百齡)의 시호 문제로 윤원형(尹元衡)의 미움을 사서 파면되어, 5월에 나주로 돌아가 기대승(奇大升)과 왕래하며 지냈다. 같은 해 12월에 다시 기용되어 한산군수가 되었고 이후 성균관사성·승정원좌승지·이조참의 등을 역임하였다.
1565년 정월에 성균관 대사성으로서 대사간·대사헌 등과 함께 이량(李樑)·이감(李戡)·윤백원(尹百源) 등을 탄핵하였다. 4월에 문정왕후가 죽자 승려 보우(普雨)를 처벌하라는 소를 올렸다. 5월에 대사간이 되었고, 8월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윤원형의 죄를 논하였다. 이후 대사헌·대제학·이조판서등을 역임하였다. 1572년 이준경이 죽으면서 유차(遺箚)를 올려 붕당을 없애라고 청한 것은 박순과 그의 동료들을 지칭한 것이어서 다른 신하들이 이를 변명하기도 하였다. 이 해에 우의정이 되었고 등극사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575년 좌의정으로 있으면서 여름에 서경덕의 증직과 시호를 청하여 우의정과 문간(文簡)의 시호를 받게 하고, 개성에 숭양서원(崇陽書院)을 세워 정몽주를 제사하고 서경덕을 배향하게 하였다.
동서의 붕당 대립이 본격화되는 와중에서 서인의 영수로 지목되어 허엽(許曄)·김효원(金孝元) 등의 탄핵을 받아 관직에서 물러났다. 1576년 이이가 사직하려 하자 왕에게 그를 우대할 것을 간청하였고 이후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이 · 성혼 등을 극력 추천했다. 1579년 영의정이 되었으며, 공안(貢案)의 개정, 주현(州縣)의 병합, 감사(監司)의 구임(久任) 등 폐정의 개혁을 강력히 주장했다.
1584년 이이가 죽자 증직과 포상을 주청했다. 1585년 정여립(鄭汝立)·김수(金睟)·이발(李潑) 등이 심의겸(沈義謙)·이이·성혼·박순 등을 공격하자, 벼슬을 버리고 용호(龍湖)에 은거했다가1586년 이후로는 영평(永平)의 백운계(白雲溪)에 집을 짓고 술과시로 세월을 보내었다. 1589년 67세로 죽었다
박순의 문집인 『사암집』(思菴集)은 1652년(효종 3)에 6권 2책으로 처음 간행되었고, 1857년(철종 8) 7권 3책으로 중간되었다. 『사암집』에서 부록 등을 제외한 본집은 모두 4권인데, 이 중 박순이 남긴 시가 3권을 차지한다. 박순은 "문장은 반고·사마천·한유·유종원·이백·두보를 근본으로 하되, 학문은 『소학』·『심경』·『근사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는데, 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특히 당시풍(唐詩風)의 시를 짓는 데 힘썼다. 그리하여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리는 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이달(李達) 등에게 큰 영향을 미침으로써, 당시의 문단에서 압도적으로 유행하던 송시풍(宋詩風)을 당시풍으로 전환하는 데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에 있는 조선 전기 문신 박순의 묘와 신도비가 있다. 1589년 조성된 묘는 최근에 호석을 둘렀으며, 묘 오른쪽에는 1983년에 새롭게 건립한 묘표가 있다. 묘 앞에는 최근에 조성한 상석과 향로석, 장명등이 있다.
묘 앞에는 원래의 석물로 문인석과 장명등이 있는데,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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