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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님의 여행 이야기

가을에 꼭 가야 하는 곳 < 내장산 >

by 무님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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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은 내장산에서 절정을 맞는다고 한다. 날이 쌀쌀해지면 단풍의 발걸음은 토끼걸음으로 바뀐다. 그리서 가을은 문득 왔다가 쏜살같이 사라진다. 내장산 단풍 소식이 들릴 무렵이면 단풍이 막바질 향함을 알 수 있다.

 

 

내장산의 단풍

 

 

내장산의 내장은 '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안으로 간직한다.'는 뜻이고, 내장사의 옛 이름이 '신령을 숨기고 있다.'는 영은사이니 예나 지금이나 '숨기고 감추어 간직하는' 뜻만은 변함없다. 산세는 내장 9봉이라 일컫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말발굽형으로 안을 둘러싸고 있다. 

내장산 산행은 추령에서 시작해 내장 9봉을 종주하는 산길을 으뜸으로 꼽지만, 단풍구경을 하기에는 내장사에서 원적계곡을 거쳐 벽련암까지 작은 원을 그리는 코스가 아주 좋다. 산길은 그 유명한 108그루 단풍터널 입구인 내장사 일주문에서 시작한다. 하늘도 땅도 사람들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드는 길에 서면 저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진다. 

 

내장산의 단풍나무는 100여 년 전, 내장사 스님들은 깊은 골에 자라는 단풍나무를 태어다가 백팔번되를 모두 벗어나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108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느리게 걸어 다다른 내장사, 절 마당에 서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방을 둘러보니 내장 9봉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둘러싸고 있다. 이 자리에 내장산 아홉 봉우리의 정기가 모인다고 한다.

정혜루 앞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원적계곡으로 들어서면 호젓한 숲길이 이어진다. 

원적암 입구에서 돌계단을 오르면서 왼쪽에 자리한 모과나무를 유심히 봐야 한다. 300살이 넘은 우락부락한 풍치가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나무줄기에 손가락만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자랐고, 기특하게도 붉은 단풍잎을 매달았다.

 

원적암   과    원적계곡

 

원적암을 지나면 600년 묵은 우람한 비자나무가 앞을 막는다. 내장산은 단풍 말고도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들이 어우러지기에 생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비자나무는 더 이상 북쪽으로 뻗어가지 못하고 이곳에 떼지어 모여 사는 북방한계 군락지를 형성한다. 이제 길은 평지처럼 순한 산비탈을 타고 돌다가 너덜지대를 만나는데, 이곳을 '사랑의 다리'라고 부른다. 연인을 업고 소리내지 않고 지나면 아들을 얻는다는 속설이 얽힌 곳이다.

 

 

벽련암

 

 

이곳을 지나면 옛 내장사 자리였다는 벽련암, 아자 뒤로 힘차게 솟은 서래봉 암봉의 기사잉 웅혼해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내장산의 최고봉은 시선봉이지만, 그 형세나 기상으로 보아 서래봉이 주봉 역할을 한다. 

건너편으로 장군봉에서 연봉으로 이어진 주릉과 연자봉에서 내려와 전망대가 세원진 문필봉으로 흘러내리는 지릉이 눈에 들어온다. 저 산세를 풍수지리에서는 제비가 모이를 먹이는 형국이라 한다. 문필봉이 제비머리, 양 날개가 장군봉과 신선봉에 해당한다. 연소, 즉 제비 둥지에서 새끼가 모이를 받아벅는 자리가 바로 벽련암이다.

 

내장사는 자가용을 타고 호안고속도로 정읍 나들목으로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15분쯤 간다. 대중교통은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정읍행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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