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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님의 여행 이야기

불을 뿜어냈던 산 불뫼 <화왕산 산성길 >

by 무님 202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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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뿜어냈던 화산이라는 뜻으로 ‘불뫼’라 불렸을 화왕산(, 757m)은 창녕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창녕읍의 진산(), 창녕의 얼굴이다. ‘빛벌’ 또는 ‘빛불’로 풀이되는 창녕의 옛 이름들, 불사()·비화()·비사벌()·비자화()·비자벌()·화왕() 등이 모두 이 ‘불뫼’로 불렸을 화왕산의 명칭에서 유래했으리라 생각된다. 

화왕산은 꼭대기의 생김새가 별스럽다. 바깥쪽으로 깎아지른 벼랑인 두 봉우리가 남과 북에서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고 두 봉우리 사이인 안쪽은 부드럽고 펑퍼짐하게 퍼져내려 마치 말안장과 비슷한 모습이다. 따라서 산성의 모양도 크게 보면 말안장을 닮았다. 전통적인 산성 구분법에서 말하는 이른바 마안형() 산성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지형과 지세를 십분 이용하면서 쌓았기 때문에 경사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낮은 곳은 성벽이 높고, 벼랑이 이어지는 남북의 두 봉우리로 갈수록 성벽의 높이는 낮아진다.

 

창녕 화왕산

 

 

단풍은 지역에 따라 절정인 시기가 다르지만 억새는 대개 비슷하다고 한다. 흔히 억새는 늦가을이 제철이라 생각하지만, 10월 중순이면 절정을 맞는다. 국내에는 내로라하는 억새 명산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풍광이 빼어나고 산행이 쉬운 화왕산은 손으로 꼽는 곳이다.

 

화왕산은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경상남도 중북부 산악지대에 있으며 낙동강과 밀양강이 둘러싸고 있는 창녕의 진산이다. 이 산은 억새밭과 진달래 군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부에 5만여 평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3년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정상 일대의 억새밭에서 억새태우기 축제가 열렸으나, 2009년 인명사고가 발생하여 폐지되었다. 매년 10월 초에는 화왕산 갈대제가 열린다. 억새는 습지에 사는 갈대와 구분되는 것으로 이 산의 정상에 서식하는 식생은 억새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억새를 갈대로 불러왔던 지역의 전통에 따라 10월에 열리는 행사는 여전히 갈대제로 불리고 있다.

 

화왕산의 산세는 독특하다. 바위와 소나무들이 바늘처럼 돋아나 있다. 하지만 정상부는 마치 먼 옛날 운석이 충돌한 듯 사발모양으로 움푹 파였으며 광활한 면적이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 화왕산 산행은 정상으로 오르는 최단 코스인 자하골을 타고 산성 서문으로 오른 후에 느긋하게 산성을 한 바퀴 도는 길이 좋다.

자하골 주차장에서 화왕산장을 지나 삼림욕장에 이르면 길이 세 갈래다. 길이 험한 전망대 길을 제외하고 계단길로 올라 도성암 길로 내려오면 된다.

 

화왕산장 과 서문길 그리고 배바우

 

삼림욕장을 지나면 계단의 연속인 급경사 길이 나오는데 걷기에 힘들 길이다.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번갈아 1시간쯤 걸으면 산성 서문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의 마지막 근처를 환장 고개라 부르는데 그만큼 힘들어서라고 한다. 그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배바우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배바우에 올랐다 내려오면 남문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 데 이곳에는 창녕조씨 득성실화를 간직한 삼지가 있다. 신랑 진평왕 때 태사공 조계룡이 연못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이다. 남문에서 동문은 제법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동문 밖으로 이어진 길은 드라마 <허준> 세트장이 있으며 이곳을 거쳐 관룡산으로 이어진다.

동문에서 가파른 산성길을 따르면 화왕산과 관룡산이 이어진 능성이고 이곳에서 정상까지가 진달래 능선이다.

 

 

화왕산 정상과 용석대불

 

진달래 능선을 따라 15분쯤 걸으면 화왕산 정상이 나온다. 하산은 서문으로 내려서지 말고 정상에서 곧장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좋다. 능선길을 따라 10분을 내려가면 길이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지면서 도성암을 거쳐 자하고 삼림욕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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